
얼마전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이 이른바 ‘영유아 영어 사교육 금지법’, 흔히 ‘영어유치원 금지법’이라 불리는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이는 만 3세 미만 아동에게 영어학원을 통한 조기 영어교육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도 정규 과정 안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것을 제한하는 규제였습니다.
법안의 취지는 명확합니다.
- 지나치게 빠른 영어교육은 아이들의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
- 모국어 발달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전에 외국어를 접하는 것이 언어 혼란을 줄 수 있다.
- 사교육 열풍을 막고, 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겠다.
즉, 교육학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아이들을 보호하겠다는 명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과 학부모들의 반응은 사뭇 달랐습니다.
부모들의 현실적인 고민
많은 부모님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를 일찍 접하게 해주고 싶다”는 고민을 토로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한국의 교육 환경에서 영어는 단순 과목이 아니라, 앞으로의 학업과 진로, 글로벌 사회 진출을 좌우하는 중요한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실제 연구 결과에서도 ‘영어 노출 자체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라는 견해가 많습니다. 문제는 방법이지, 시기 자체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는 점이지요.

영어유치원은 모두 문제일까?
영어유치원이라고 불리는 기관들을 단순히 싸잡아 ‘조기교육의 문제’로만 보는 시각도 있지만,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일부 기관들은 실제로 주입식, 시험식 교육을 강조하며 아이들의 발달 단계와 맞지 않는 교육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든 곳이 그런 것은 아닙니다.
많은 교육 현장에서는 영어를 단순히 지식으로 가르치기보다는 ‘환경’으로서 경험하게 하는 것에 중점을 둡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노래, 그림책, 놀이, 미술, 요리 활동 속에서 영어가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설계하는 것이죠.
즉, 영어가 목적이 아니라, 놀이와 성장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만나는 언어로 다루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모국어의 중요성, 놓치지 않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국어 발달입니다. 한국어가 충분히 자리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영어만을 강조한다면, 오히려 사고력과 정서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들이 모국어로 풍부하게 사고하고 표현할 수 있는 기초를 충분히 쌓을 수 있도록 한국어 독서와 말하기, 감정 표현 활동을 함께 병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자기 감정과 생각을 한국어로 잘 표현할 수 있어야, 영어 역시 제대로 배워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균형 잡힌 교육이 답이다
결국 문제의 본질은 ‘영어유치원 금지법’ 자체가 아니라, 교육의 방향과 질입니다. 무조건 금지한다고 해서 사교육 열풍이 사라지지도 않고, 부모들의 불안을 덜어주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 발달 단계에 맞는 수업인지
- 아이의 정서와 자율성이 존중되는지
- 모국어와 외국어의 균형이 잡혀 있는지
이 세 가지를 얼마나 제대로 지켜주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마무리: 금지가 아니라, 올바른 방향이 필요하다
영어유치원 금지법은 교육의 본질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합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금지가 아니라, 건강한 균형입니다. 영어와 한국어가 서로 보완하며, 아이들이 자유롭게 사고하고 표현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교육이야말로 진짜 필요한 교육입니다.
부모님들께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아이가 영어를 빨리 시작해야 할까?”라는 질문보다, “우리 아이가 어떤 환경 속에서 언어를 배우는 게 행복할까?”를 먼저 생각해 보시길 권합니다.